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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 CDMO 한 우물 파고 셀트리온은 신약 도전하고

수재파 2021.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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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과 셀트리온 대한민국 바이오산업을 대표하는 두 기업이지만 주력 사업 분야는 조금 다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제약사가 출시한 의약품을 위탁받아 생산하는 바이오 의약품 CDMO 기업이다.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CDMO 시장은 2020년 113억8000만달러에서 2026년 203억1000만달러로 연평균 10%가 넘는 성장이 기대된다. 그래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 사업을 더욱더 집중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글로벌 제약사가 앞서 개발한 바이오 의약품의 복제품인 ‘바이오시밀러’를 만드는 기업이다. 쉽게 말하면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 복제약을 저렴하게 생산해 판매하는 사업 모델이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암젠, 로슈, 노바티스 등 글로벌 제약사가 줄줄이 가세하며 ‘레드오션’으로 변하고 있다. 그래서 셀트리온은 기존의 바이오시밀러 중심 사업에서 신약 개발을 비롯한 새로운 수익 창출 모델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두 기업의 주가를 보면 어느 기업이 더 괜찮은 사업 모델을 갖고 있는지 판단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반도체산업의 파운드리 느낌이 물씬 풍긴다.

▼기사내용

삼바 CDMO 한 우물 파고 셀트리온은 신약 도전하고

한국 바이오 '양강' 대해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크게 주목받은 산업이 바이오다. 국내 바이오 양대 거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간 ‘선의의 경쟁’도 더 치열해졌다. 두 기업은 매출 1조원을 넘어 2조원을 향해 가파른 성장 궤도에 올라타는 분위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년 연속 1조 클럽 가입을 코앞에 뒀다.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6730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 이상 증가한 규모로 반기 기준 역대 최고 매출이다. 분기마다 최고 매출을 갈아치우며 올해 매출 1조5000억원 돌파가 예상된다. 삼바는 지난해 창사 이후 처음으로 매출액 1조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은 67% 증가한 2411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바이오 산업 양대 산맥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코로나19를 기회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제공>

▶삼바·셀트리온 1조 클럽 순항

▷‘코로나’ 덕분에(?) 실적 호조

호실적의 비결은 신규 제품 수주 성과에 따른 3공장 가동률 상승과 코로나19 치료제 원료 의약품 등의 판매 증가였다. 삼바의 고속 성장동력은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의 적극적인 수주 전략이다. 지난해 5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8년간 2억3100만달러(약 2853억원)의 코로나19 치료제 위탁생산(CMO) 계약을 맺었다. 이어 일라이릴리와도 1억5000만달러(약 1842억원)의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생산 계약을 맺었다.

올해 5월에는 모더나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 코로나19 백신 완제 의약품(DP) 계약을 체결했다. 삼바는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강점으로 내세워 적극적인 수주에 나서면서 공장 가동률도 높아졌다.

특히 하반기에는 모더나 백신 DP가 본격화하고, 전 세계적으로 백신 수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원료 의약품 생산(DS)까지 사업 영역 확대가 예상된다. 또한 급성장하는 세포·유전자 치료제의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이 가시화되면 매출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2분기 말 기준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 누적 수주가 59건에 달한다. 이를 토대로 2분기 1~3공장을 풀가동했다. 코로나19 백신 CMO 효과로 하반기 매출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27.5% 증가한 1조484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 예상치는 67.7% 증가한 4910억원이다.

셀트리온도 만만치 않은 호실적을 거뒀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넘게 증가한 8887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3년 연속 1조 클럽 가입을 사실상 확정 지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인 1조8491억원을 올해 넘어설 것으로 예상돼 첫 매출 2조 클럽 입성도 관측된다. 영업이익도 22%대 큰 폭의 증가율을 보이며 3709억원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램시마·트룩시마 등 기존 항체 바이오시밀러(바이오 의약품 복제약) 제품이 큰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들 제품은 유럽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와 항암제 시장에서 안정적 점유율을 보인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램시마는 올 1분기 유럽에서 51.8%의 절반이 넘는 점유율을 자랑한다. 트룩시마(38.3%)와 허쥬마(14.8%) 역시 탄탄하게 시장에 안착했다. 램시마와 트룩시마의 점유율은 이미 오리지널 제품을 뛰어넘은 상황이다. 허쥬마는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가운데 유럽 시장점유율 1위 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코로나19 수혜도 톡톡히 봤다.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의 글로벌 매출이 높아지며 실적이 좋아졌다. 셀트리온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 능력 평가를 진행해 변이에 대응하는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공급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에 셀트리온이 고부가가치 제품인 램시마SC와 렉키로나 등의 공급 확대로 실적의 새로운 역사를 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로 글로벌 톱 꿰차

▷CDMO·바이오시밀러 경쟁력 확고

국내 바이오 산업을 대표하는 두 기업이지만, 주력 사업 분야에 있어서는 결이 사뭇 다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제약사가 출시한 의약품을 위탁받아 생산하는 바이오 의약품 CDMO 기업이다. CDMO는 위탁개발(CDO)과 위탁생산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특정 의약품의 개발·제조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는 것을 일컫는다. 자체 생산 역량이 부족하거나 의약품 R&D(연구개발)와 마케팅에 사업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생산을 전략적으로 아웃소싱하는 글로벌 제약사 주문에 따라 정교한 공정으로 바이오 의약품을 대신 생산해준다. 로슈,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일라이릴리 등 빅파마와 생산 공장이 없는 바이오테크 기업이 주요 고객사다.

설립된 지는 불과 10년 남짓이지만, 삼성그룹의 전폭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2018년 바이오 사업 시작 9년 만에 3공장 완공을 계기로 총 36만2000ℓ의 생산 규모를 갖추면서 기존 1위였던 론자를 제쳤다. 현재 건설 중인 4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능력은 62만ℓ로 압도적인 세계 1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2017년에는 CMO 사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 사업에 진출했다. 항체 바이오 의약품을 예로 들면 위탁업체로부터 세포주(생체 밖에서 대량 증식해 원하는 항체 의약품을 만들어주는 세포)를 받아 생산만 하면 CMO, 자체 세포주를 개발해 임상 물질 생산과 품질 테스트까지 가능하면 CDO로 구분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선보인 자체 개발 세포주 ‘에스초이스(S-CHOice)’를 활용해 위탁개발생산 서비스를 모두 제공한다. 국내 기업 중 자체 세포주를 개발해 상업화에 성공한 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처음이다.

셀트리온은 글로벌 제약사가 앞서 개발한 바이오 의약품의 복제품인 ‘바이오시밀러’를 만드는 기업이다. 쉽게 말하면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 복제약을 저렴하게 생산해 판매하는 사업 모델이다. 바이오시밀러는 합성 의약품의 복제약인 제네릭과 달리 생산시설을 만들거나 확보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고,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유사성을 입증하기 위한 임상도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이런 진입장벽 탓에 특허가 만료된 의약품이라고 해도 제네릭 시장처럼 무분별한 난립이 벌어지지는 않는다. 선두 주자의 이점이 확실하게 보장된다는 의미다.

2005년 서정진 회장이 바이오 의약품 수탁생산 사업 대신 바이오시밀러에 ‘올인’하기로 결정한 이후 7년 만에 셀트리온은 세계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인 자가면역치료제 ‘램시마’를 선보였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판매 허가 승인도 받았다. 2017년에는 EMA로부터 세계 최초 항암제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 판매 허가를 받았다.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선 셀트리온은 유럽과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주력 제품인 램시마와 트룩시마의 경우 올 1분기 기준 유럽 시장에서 각각 51.8%, 38.3%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오리지널 제품을 뛰어넘었다. 뒤이어 유방암·위암 치료제 ‘허쥬마’, 램시마의 피하주사 제형 ‘램시마SC’,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유플라이마’ 등을 선보이며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시장 강자로 자리 잡았다. 특히 램시마SC의 경우 레미케이드를 개발한 존슨앤드존슨이 피하주사 형태로 바꾸는 데 실패한 것을 셀트리온이 성공해 2038년까지 특허를 보유한다.

▶삼바, 절대 우위 CDMO 집중

▷셀트리온은 신약 개발에 방점

각자 분야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확보한 두 기업이지만 주력 사업을 둘러싼 시장 환경은 사뭇 온도가 다르다.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CDMO 시장은 2020년 113억8000만달러에서 2026년 203억1000만달러로 연평균 10%가 넘는 성장이 기대된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관련 제조 거래로 전반적인 바이오 의약품 CDMO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최근 가장 각광받는 분야인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시장에서는 공격적인 M&A(인수합병)가 잇따라 이뤄고 있다. 올해만 써모피셔, 캐털란트, 후지필름 등이 CDMO 시장 공략을 위해 수조원을 쏟아부었을 정도다.

반면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암젠, 로슈, 노바티스 등 글로벌 제약사가 줄줄이 가세하며 ‘레드오션’으로 변하고 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시장 선점이 중요한 까닭에 ‘퍼스트무버’ 타이틀을 획득하기 위한 제품 출시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오리지널 의약품은 물론 바이오시밀러 제조사 간 경쟁에도 불이 붙고 있는 상황이다.

가까스로 특허 장애물을 넘어 제품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해도 그다음에는 가격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30%가량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시장을 공략한다. 만약 오리지널 의약품이 가격 인하로 대응하면 바이오시밀러도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다. 이런 출혈 경쟁 속에 바이오시밀러 기업은 수익성 악화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차이에 두 기업의 대응 전략도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 의약품 CDMO 사업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방향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최근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삼성그룹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5·6공장 증설 계획을 발표했다. 규모의 경제를 극대화해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생산 허브로서의 절대 우위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바이오 의약품 외에 백신과 세포·유전자 치료제 등 차세대 치료제 CDMO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 실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에 대한 대응과 더불어 팬데믹 이후 미래까지 대비하고 있다. 미국 모더나의 mRNA 방식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을 맡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백신 원액 생산에도 뛰어든 상황이다. mRNA 원액 생산 체계를 구축한 것은 향후 mRNA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항암제·백신 개발 등 관련 시장이 확대될 것을 대비한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

반면 셀트리온은 기존의 바이오시밀러 중심 사업에서 신약 개발을 비롯한 새로운 수익 창출 모델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자체 기술력으로 도전한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 개발은 상징적인 사건이다. 렉키로나가 지난 2월 식약처 조건부 허가를 받으면서 셀트리온은 2002년 회사 설립 이후 19년 만에 첫 신약을 보유하게 됐다. 지난 6월에는 영국 ADC(항체약물접합체) 개발사인 ‘익수다테라퓨틱스’에 지분 투자를 하면서 ADC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신약 개발’에 방점을 두고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셀트리온은 중장기적인 신약 개발을 위해 국내외 바이오텍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미국 트라이링크바이오테크놀로지와 계약을 체결하고 차세대 mRNA 백신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다. 이번 협업을 통해 셀트리온은 자체 mRNA 플랫폼 기술을 확보하고, 코로나19뿐 아니라 항암 치료제 등의 다양한 분야의 신약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얽히고설킨 지배구조

▷삼바 가치 뛰어야 전자 경영권 안정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재계에서 주목받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전자 지배구조와 관련이 깊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은 일명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 추진에 따라,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상당 부분을 매각해야 한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지분을 처분하면서 전자 경영권을 유지하려면 수십조원에 달하는 재원 마련책이 필요하다. 여기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일정 부분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최대주주는 삼성물산(43.4%), 2대 주주는 삼성전자(31.5%)다. 현재 삼성물산과 삼성전자의 바이오로직스 지분가치는 각각 27조원, 20조원대로 평가받는다.

삼성생명이 지분을 정리하면 결국 삼성물산이 삼성전자의 최대주주가 되는 방안이 유력하다. 현금이 많은 삼성전자가 삼성물산으로부터 바이오로직스 지분을 사오고, 삼성물산은 해당 재원으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를 정리할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낮았을 때는 이 같은 방안이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됐다. 그러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주가가 급등하자 해당 시나리오가 점차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셀트리온은 다른 차원에서 복잡한 지배구조를 정리하고 있다. 현재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기 위한 합병 작업에 들어가 있다. 지주사 셀트리온홀딩스는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와 셀트리온스킨큐어를 흡수합병한다. 지주사 간 합병이 마무리되면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3사 간 합병이 진행된다.

셀트리온그룹이 이 같은 지주사 체제를 확립하고 3사를 합병하는 것은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서정진 명예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셀트리온은 바이오 의약품 연구·생산,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해외 판매, 셀트리온제약은 국내 판매를 맡고 있다. 3개 회사는 셀트리온이 만든 바이오 의약품을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구매한 후 판매하는 방식으로 매출을 내는데, 합병 이후에는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라는 논란이 해소될 수 있을 듯 보인다. 또한 거래 구조 개선을 통한 비용 절감 효과도 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종적으로는 ‘서정진 명예회장 → 셀트리온홀딩스 → 합병 3사’ 체제가 완성된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26호 (2021.09.15~2021.09.28일자) 기사입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4/0000070594

 

삼바 CDMO 한 우물 파고 셀트리온은 신약 도전하고

한국 바이오 '양강' 대해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크게 주목받은 산업이 바이오다. 국내 바이오 양대 거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간 ‘선의의 경쟁’도 더 치열해졌다. 두 기업은 매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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